여강의 글B(논문·편글)

젊은날의 비망록에서(50)

如岡園 2022. 4. 13. 14:37

 평온한 감정으로 언제나 餘力을 몸에 지니고 있자. 초조하고 긴장하는데서 사람은 그 정력의 소모가 너무도 큰 것이다. 긴장하고 있으면 누워 있어도 피로하고, 마음을 여유있게 평온히 가지면 걸어도 지치지를 않는다.

 역정은 조그만 안타까움이 쌓이고 쌓여서 폭발하는, 이를테면 초조감의 덩어리인 것이다. 초조한 감정의 하나 하나는 대단치 않은 것이지만 쌓이고 겹치면 불이 되고 만다. 

 그러기 때문에 초조한 감정이 머리를 들 때 선뜻 그 머리를 눌러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이 심리상태가 모든 일의 시작에 있어서 가장 나쁘다. 우리는 일에 지치기 전에 자기 자신의 심리에 지쳐버린다.

 

 이 세상 모든 것에 일정한 템포가 있고 리듬이 있다. 교외에 나가서 대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구름이 가는 속도에도 일정한 템포가 있다. 풀벌레 소리, 나뭇닢 흔들리는 소리, 그밖의 모든 것의 움직임이 그 자체의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일이란 너무 느려도 안되고 너무 조급해도 못쓴다. 일이 느리면 도리어 정력의 소모가 크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때 피로가 가중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 불안을 품으면 심리적으로 벌써 피곤하다. 모든 일을 평온한 태도로 시작할 것이 필요하다. 일과 신체와 심리, 이 삼박자가 템포를 맞출 때 우리는 수월하게 일을 계속할 수 있다.

 

 완전한 체계를 미리 세운 뒤에 일을 착수하려고 한다면 不知何歲月이 되고 말 것이다. 일을 해 나가는 동안에 체계가 다듬어지는 것이며 불완전한대로 일단 착수하는 것이 시간의 절약이 된다. 

 

 일을 붙들기 전에 마음의 태도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어렵게 생각하면 실지에 있어서도 어려워진다. 어렵다는 선입감은 일을 무겁게 하고 만다. 쉽게 생각하면 쉽게 될 가능성이 많다.

 

 일을 결정하는 것은 膽이고 일을 처리하는 것은 마음이다. 결정을 대담스럽게 하되 처리는 조심스럽게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