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今笑叢 15

우연득처(偶然得妻)/유창이주(踰窓而走)/염조운흘(念趙云仡)

# 우연득처(偶然得妻, 우연으로 처를 얻다) 아전으로 주씨 성 가진 자가 있어 풍신이 훌륭하였다. 멀리 先山을 돌아보고 고향으로 돌아올쌔 한 촌집에 투숙하였더니, 마침 주인 집에 醮禮지낸 신부가 있거늘, 주씨가 혹은 남은 떡찌꺼기라도 맛볼까 하고 옷을 차려입고 門屛 사이를 배회한즉, 주인집에서 과연 잔치를 베풀고, 주씨도 또한 그 좌석 사이에 앉았더니, 밤이 이에 깊어갈 때 여러 나그네들이 다 흩어지고, 새 사위가 술에 엉망이 되어 벼나까리 사이에서 뒤를 보다가 넘어진 채 일어나지 못하니, 주씨만 홀로 賓席에 있었는데, 주인집 사람이 주씨를 신랑으로 그릇 알고, 촛불을 든 자는 휘장을 걷어올리며, 예의를 관장한 자는 읍하면서 인도하거늘, 주씨가 드디어 입실하고 納婦하니, 꽃촛불 아래 신랑된 즐거움은 그지..

매향금도(梅香襟度)/방외도우(方外道友)/잠사유신(潜私有娠)

# 매향금도(梅香襟度) 李領院에게 사랑하는 기생이 있었으니, 바로 그 이름이 玉梅香이라. 일찌기 무슨 일로 크게 노하여 검은 갓신을 벗어 들고 어지러이 치더니, 신이 옴폭(凹)모양이 된지라, 매향이 아무런 분한 기색도 보이지 않고 웃으면서 가로되, "영감께서 소첩의 한 물건으로 인하여 세 물건을 얻으시니, 毛套 한 쌍에 弓鞬이 두 개라, 노여움을 거두소서." 이영원이 실소하고 노여움도 드디어 사라졌다. # 방외도우(方外道友) 한 사람의 道士가 있어 비록 외양은 노쇠하였으나 內行에는 깊이가 있어서 內外 典籍에 능통하였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한 촌늙은이가 암소에다 닭의 둥우리를 지워 성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만나 함께 가더니, 소가 문득 오줌을 누노라고 서 있거늘 禪老가 따라서 소 뒤에 서 있는지라, 이에..

妓評詩律(기생의 시율평가)

기생이 시율을 평가하다 扶安 기생 계월이 시 잘 짓고 거문고 잘 타고 스스로 號를 梅窓이라 하였다. 명기로 뽑혀 상경함에 貴公才子가 다투어 서로 맞이하지 않는 이 없고, 더불어 酬唱하고 시를 지을쌔, 하루는 柳某가 찾아갔더니 먼저 金, 崔 兩人이 협기깨나 있다고 뽑내면서, 이미 먼저 자리에 있는지라, 계월이 술상을 보아 대접하매 술이 반쯤 취하여 세 사람이 다 주목하여 서로 배격하고자 할쌔, 계월이 웃음을 머금고 가로되 "여러분은 각각 風流場詩를 읊어 즐거움을 도울진저. '玉譬千人枕이요 흰팔은 천 사람의 베개요 丹脣萬客甞을 붉은 입술은 만객의 것인 것을 汝身非霜刃이니 네 몸이 칼날이 아닌 바에 何遽斷我腸가' 어찌하여 내 창자를 끊는가 또한 읊되, '足舞三更月이요 다리는 한밤중 달 아래 춤추고 衾飜一陣風을..

부형지과(父兄之過)/귀로득자(歸路得子)/상사소오(相師所誤)/과여사언(果如師言)

# 부형지과(父兄之過) 어떤 이가 옛 친구를 찾았으나 집에 있지 아니하여 동자에게 물어 가로되, "너의 아버지가 어디 갔느뇨?" "간 곳으로 갔습니다." 하고 대답한즉, 그 사람이 이는 어린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생각하고 물어 가로되, "너의 나이 얼마뇨?" "네, 저 건너 마을 석래란 놈과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