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鹿(사슴), 兎(토끼), 蟾余(두꺼비)의 제 자랑
옛날, 사슴과 토끼와 두꺼비가 한 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어떤 날 잔치를 베풀고 상(床)을 받게 되었는데 누가 먼저 그것을 받겠느냐는 문제가 일어났다.
사슴의 하는 말이,
"나는 천지가 개벽되어 하늘에 별들을 박혔을 때에 그 일을 거들어 준 일이 있었으니 내가 제일 年長일 것이다."
하였다.
토끼의 하는 말이,
"나는 하늘에 별을 박을 때에 쓴 사닥다리를 만든 나무를 내 손으로 심었으므로 내가 年長者이다."
하였다.
두꺼비는 양자의 말을 듣고 다만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였다.
왜 우느냐고 하였더니 두꺼비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게는 자식 셋이 있었더니라. 그들은 각각 나무를 한 그루씩 심어 장자는 그 나무로써 하늘의 별을 박을 때에 쓴 몽치자루를 만들고, 둘째는 제 심은 나무로 은하수를 팔 때에 쓴 삽자루를 만들고, 셋째는 제 나무로 해와 달을 박을 때에 쓴 몽치자루를 만들어서 일을 하였으나 불행히 세 자식이 모두 그 역사 까닭에 죽게 되었다. 지금 자네들의 말을 들으니 죽은 자식들의 생각이 나서 우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두꺼비의 최연장자인 것이 판정되어 첫 상을 두꺼비가 받게 되었다고 한다.(1923. 8. 함흥군 서호진 내호 도상록 母堂 자료제공)
# 두더쥐의 혼인
옛날에 두더쥐의 부모가 사랑하는 아이를 결혼시키게 되었다. 그리하여 가장 높은 하늘에 교섭했더니, 하늘은 구름에게 양보하였다. 그러나 구름은 바람에게, 바람은 또 과천거리에 있는 돌미륵에게, 돌미륵은 두더쥐에게 서로 양보하는 것이었다. 두더쥐는 종말에 가서 동족인 두더쥐와 성혼하게 되었다.
-분수를 지키고 類類相從함이 마땅함을 寓意한 동물우화인데 <순오지>의 '언서혼', <어우야담> 혼인조의 '야서혼'이 아러한 동물우화의 대표가 된다.
# 제암가의 고양이
齊庵의 집에서 기르고 있는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와는 다르다고 스스로 과장하여 虎猫라 이름한다. 어떤 손님이 지나가다가 호랑이 보다는 용이 위대하니까 龍猫라고 명명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다른 손님이, 용이 하늘을 날으려면 구름이 있어야 하니까 雲猫라고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 또 한 손님이 구름은 바람에 미치지 못하니 風猫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니까 또 다른 손님이 바람은 토담을 어쩌지를 못하니 墻猫라고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를 본 동리대인이 냉소하여 말하기를 '아아! 쥐를 잡는 것은 고양이이니라 고양이는 고양이일 뿐, 무엇 때문에 스스로 본질을 잃으려고 하는고'라고 하였다. (출전; 명대 유원경의 응해록)
-사물은 본질이 변하는 것이 아님을 골계적으로 우의(寓意)한 것인데, 이러한 발상은 두더쥐의 혼인과 발상법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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