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의 강, 문학의 향기 문학은 인간 생활의 감성의 세계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것은 인간의 심령에 작용하여 우리 인간의 근원적인 정신적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정열의 표현이며 날카로운 비판이며 도덕에 대한 비평이며 동시에 인생의 기록인 문학은 우리의 정신이 안주할 유토피아로서, 어떠한 감각의 장벽..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10.24
가을의 상념 코스모스가 푸른 하늘을 이고 스산한 바람결에 흔들려 가슴을 휘저어 놓다가 이울고, 은행잎이 황금빛의 제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가을은 이미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고 난 후다. 아무리 무심한 사람이라도 계절이 바뀌어 들면 공연히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니 가을 소리, 가을 경치, 가을 냄새..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10.09
썩음배기 할마이의 어떤 삶 서울 가락동 시장에서 썩음배기 할마이라 불리는 79세 할머니는 작은 손수레에 시장 상인들이 장삿일을 하면서 임시로 필요한 사소한 물건들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할머니를 썩음배기 할마이라 이름한 것은 외모가 썩질막한 것도 있지만 그 행위에서 연유된다. 모든 사람들이 하잘 것 없다..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09.28
苦瓜(여주2호) 이야기 건강에 좋다면 지렁이 굼벵이 까마귀도 잡아먹는 세상이 되고 보니, 온갖 건강 식품이 쏟아져 나와 현기증이 돌 지경이다. 분석 여하에 따라, 약이 아닌 날짐승 길짐승이 없고 천만가지 蟲魚 草木 가운데 독이 있는 것을 제하면 몸에 안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병은 천 가지나 있으나 건강은 한 가지..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09.22
寸志 이야기 '寸志'라는 말은 얼마 되지 않는 작은 정성이 담긴 선물이란 뜻으로 흔히 선물 대신으로 그 선물에 값할 만한 적은 돈을 봉투에 넣고 '촌지'라는 글자를 적어 고마운 사람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두고 생긴 말이다. '寸志'라는 말 대신 '微誠' '微意'라는 말이 있는데, 기실 '寸志'라는 말은 일..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09.01
노령(老齡)의 존경을 위하여 '鄕黨에 莫如齒' 라 하였다. 크고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이 제일이라는 뜻으로, 나이 많은 사람이 어른으로 대접받던 시대의 말이다. 늙어서 존경을 받는다는 것. 그것은 인생을 사랑하며 경험을 쌓고 늙어간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특권의 하나이다. 그리하여 老熟은 단순한 늙음이 아니..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07.28
토지는 만인이 공유할 신성한 자산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산골의 빈 집들과 묵은 논밭을 대하다 보면 울적한 마음이 인다. 산자락 경사진 언덕을 개간하여 논밭을 만들고 다랑전 우묵배미 논밭을 경작하고도 모자라 火田까지 일구어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옛날 일에 비하면 작물 재배에 이용할 가치를 잃고 버려진 논밭이 있다는 것은 ..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07.21
경로석의 명암(明暗) 禮라는 것은 질서로 하는 일이며 질서에는 윤리에 대한 질서와 계급에 대한 질서가 있다. 어른을 공경하는 일은 윤리에 관한 질서다. 질서 있는 생활을 하자면 공경을 주로 하고 화목한 것에 힘쓰야 한다. 대중 교통수단인 버스나 전철에 경로석이 마련되어 있다. 젊은이들이 경로석이라 ..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06.24
말(言語)의 품격 언제부터인가 젊은 세대 간에 모임 시각을 알리는 게시물에 '오후'라는 낱말 대신 '늦은'이란 말을 공공연히 사용하고 있다. 이르테면 오후 5시에 모이는 시각의 지정을 '오후 5시'가 아니라 '늦은 5시'라는 것이다. '늦은 5시'라면 그 시점이 언제인지 막연하기 짝이 없다. 5시보다 늦은 것인지, 또 상대..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06.14
아버지의 초상(肖像) 목숨 있는 동안은 자식의 몸을 대신할 것을 원하고 죽은 뒤일지라도 자식의 몸을 지킬 것을 원하는 것이 부모라고 '부모은중경'에서는 말하고 있다. 이렇틋이 어버이는 자식에게 있어 잊지 못할 존재이고 그 표상성 또한 강인하다. 부모 중 어머니가 무한대의 대지(大地)라면, 아버지는 .. 여강의 글A(창작수필) 200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