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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田)조림/공당問答/비오는 날의 나막신/살아서는 임금의 형

# 전(田) 조림 조선조 말의 정치가로 어 윤중(魚允中)이라는 분이 있다. 그는 개화기에 처해 국고를 정비하고 경제를 바로 잡으려 무던히도 애쓰던 성실한 행정가였건만 아관파천(俄館播遷)으로 김홍직 내각이 허물어졌을 때, 각원의 한 사람으로 군중에게 살해를 당하였다. 그가 탁지부(度支部) 대신..

山情無限/정비석

산길 걷기에 알맞도록 간편히만 차리고 떠난다는 옷치장이 정작 푸른 하늘 아래에 떨치고 나서니 멋은 제대로 들었다. 스타킹과 니커-팬티와 잠바-로 몸을 가뿐히 단속한 후 등산모 제껴 쓰고 바랑을 걸머지며 고개를 드니 장차 우리의 발 밑에 밟혀야 할, 만 이천 봉이 천리로 트인 창공에 뚜렷이 솟아 보이는 듯하다. 그립던 金剛으로, 그리운 금강으로! 떨치고 나선 산장에서 어느 새 산의 향기가 서리서리 풍긴다. 산뜻한 마음으로 활개쳐 가며 산으로 떠나는 之完과 나는 이미 本町通에 방황하던 창백한 인텔리가 아니라, 力拔山 氣蓋世의 기개를 가진 갈데없는 野人 文書房이요 鄭生員이었다. 차 안에서 무슨 흘개빠진 체모란 말이냐! 우리들의 조상들의 본을 따서 우리도 할 소리 못할 소리 남 꺼릴 것 없이 성량껏 떠들었으면 ..

불후의 명수필 2008.01.01

너 자신을 알라/백일몽/백일천하/원탁회의/다모클레스의 칼

# 너 자신을 알라 희랍의 중앙부 코린토 만을 깊숙히 들어간 곳에 키루라 항구가 있다. 그 항구의 북쪽 언덕을 올라가면 높이 솟은 파루나소스 산기슭에 아폴론의 신역(神域)으로 이름난 델포이가 있다. 옛날에는 희랍 전역으로부터 이곳을 찾아오는 공물의 행렬이 그치지 않았으며 신전에 이르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