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의 글B(논문·편글) 99

젊은날의 비망록에서(41)

불운한 청춘을 위한 讚歌(3) 우리의 어제가 아무리 致命的인 것이었건 살아 있는 한, 인간으로 살고 있는 한, 우리는 스스로를 다시 세워야 한다. 세워진 뒤의 일은 그때 가서 하자. 지금 우리에게는 세운다는 것만이 가장 위대한 것이다. 나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아무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해야 한다. 황야 위에 선 우리들은 너무도 고독했기 때문이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어제의 상처가 아직 채 아물지 않았고 아니 오히려 더욱 속 깊이 파고 들어 있더라도 얼굴을 찡그리면서라도 사랑해야 한다. 우리의 가슴 속 깊은 데서는 사실 늘 사랑하기를 바라왔던 것이 아니었던가! 참으로 사랑할 수가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불신에 부쳤던 것이 아닌..

젊은날의 비망록에서(40)

불운한 청춘을 위한 찬가(2) 시간은 참으로 위대하다. 그리고 참으로 두려운 것이다. 그리고 크고 깊었던 상처가 하루 이틀 시침과 함께 아물어 갔다. 그리고 어느듯 거리에는 예대로의 생활이 뻔질하게 넘쳐 흐른다. 파괴된 터전 위에는 어느새 고층 건물이 하늘을 가리우고 죽어간 사람들의 기억은 사진틀 속의 벽화가 되어버렸다. 어느새 사람은 전쟁 영화를 심심풀이로 멀리서 흥미있게 바라보게까지 되었다. 모든 것이 예대로 돌아간 것이다. 또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예외가 있다. 아벨의 핏자국처럼 남아서 엉긴채 풀리지 않는 매듭이 있다. 20대를 문질러버리고 허덕이며 넘은 청년의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핏자국이다. 차라리 깡그리 잊어버릴 수 있다면 행복하리라. 그러나 허덕이며 넘긴 그 잊을 수 없는..

젊은 날의 비망록에서(39)

不運한 청춘을 위한 찬가(1) 전쟁의 아귀찬 발톱이 마구 찢고 갈갈이 헤쳐버린 폐허 위에서 우리는 비로소 젊음이 송두리째 날아간 자신의 흉하게 일그러진 모습을 발견하고 놀랐다. 순진무구하던 소년은 어느새 세상을 죄다 알아버린듯 노회한 청년으로 변신되어 있었다.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볼 때면 내 가슴은 뛰노라!' 하고 고운 꿈에 젖던 시절이며, '존재하는 것은 모두가 옳다.' 하던 생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긍정이 한꺼번에 폭풍우 속에 흩날려 없어지고, 노을 비낀 피비릿내 나는 황야 앞에 망연히 선 청년은 "영원을 읊조리는 자를 죽여라. 인간을, 사랑을, 평화를 웅얼거리는 자를 죽여라. 오늘 나는 이렇듯 황야 위에 서 있을 뿐이다." 하고 침통하게 중얼거렸다. 성스러운 예배당의 종소리도, 은테 안경 위로 ..

젊은날의 비망록에서(38)

우리는 결코 現在의 時에 애착하고 있지 않다. 미래가 너무 천천히 오기 때문에 그 발걸음을 재촉하기나 하려는 듯이 우리는 미래를 바라본다. 또 우리는 과거를, 그 사라져감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그것을 멈추기나 하려는 듯이 되돌아본다. 너무도 조심성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것이 아닌 시간 속에서 방황하고 우리에게 속하는 유일한 시간은 생각해 보지도 않는다. 또 너무도 공허하기 때문에 우리는 현존하지 않는 시간들을 생각하고, 현존하는 유일한 시간은 무반성하게도 놓혀버린다. 이것은 흔히 현재가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를 우리의 시야에서 감추려는 것은 그것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만일 현재가 우리에게 즐거운 시간이라면 그것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고 애석하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미래로써..

젊은날의 비망록에서(37)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 준 지식은 정말로 서글픈 지식이다. 모르는 편이 차라리 나을 지경이다. 역경이 위대한 스승일지도 모르지만 그 스승은 수업료를 호되게 받으며 그 수업에서 얻어낸 이익은 거기에 든 비용에 비할 바가 못된다. 게다가 그처럼 면학으로 지식을 획득하기 전에 그것을 사용하기에 알맞은 시기는 지나가 버린다. 청년 시대는 지혜를 탐구할 시기이며 노년기는 그것을 실천하는 시기이다. 경험은 항상 공부가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의 앞으로의 기간 동안에 도움이 될 뿐이다. 죽어야만 할 때에 어떻게 살아야만 했던가를 배운다는 것은 과연 그것이 시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까? 자기의 운명에 대해서, 또 그것을 만들어 내는 타인의 정열에 관해서 그다지도 뒤늦게 그다지도 괴롭게 얻어..

젊은날의 비망록에서(36)

1963. 6. 3. 詩人 吳相淳 翁 永眠 1963. 6. 4. 敎皇 요안 23世 逝去 나의 愛人에게 (헬만 헷세) 1 나의 어깨에 그대의 무거운 머리를 기대어 지나간 날- 달콤하고 슬픈 추억의 그림자를 조용히 맛보시라 그대도 어느 날엔가 이 슬픈 눈물에 지치면서 괴롭게 보람도 없이 그리움에 우는 날이 오리라 2 나의 머리 위에 그대 손을 얹으시라 나의 무거운 머리 위에 나의 청춘은 그대로 하여 잃어버린 것 젊음의 눈부신 빛 넘치는 기쁨의 샘을 끊임없는 보배로 여겼거니...... 이제 까닭도 없이 잃어버리고 남은 것은 비애와 분노 뿐 밤, 밤......끊임없는 어둠이여 지난날- 추억의 가지가지가 거세게...... 내마음 아프게 설레이고 어지러운 꿈으로 지샌 밤과 밤...... 때때로 마음 쉬는 짧은 시간..

佛陀, 그 說敎의 실천(4), 欲의 七喩/三毒/노여움의 교훈

# 欲의 七諭 붓다가 阿惒那(아파나)라는 마을에 들렀다. 그때, 哺多利(포다리야)라는 居士(집에 있는 남자의 칭호. 長子 등을 부르는 호칭. 在俗의 信者를 일컬음)가 소요하다가 붓다가 휴식하고 있는 숲에까지 왔다. 포다리아는 벌써 자신의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고 세상사를 버린 隱者의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붓다는 그에게 참으로 속세를 떠나는 길이 무엇인가를 說破하여 歸依 시켰다. 그 설법 중에서 붓다는 욕망에 대해 다음과 같은 비유를 말씀했다. "居士여, 그것은 흡사 乾草로 만든 홰를 가지고 바람을 향해 나가는 것과 같다. 居士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일에 그 사람이 곧 그 횃불을 내던지지 않으면 그 불길은 그 사람의 손을 태우고 그 사람의 팔을 태울 것이다. 나아가서는 그 사람의 신체마저..

젊은날의 비망록에서(35)

現代思想 思潮의 沿革 니힐리즘(막연한 현대적 감각) 20세기는 혼돈의 시대((Chaos)이다. 이 혼돈의 세계에서 현대인은 모두 막연한 허무적 감정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의 표정, 삶의 모습, 생활감정, 생활기본, 생활태도, 나아가서는 현대인의 인생관, 세계관의 기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니힐리즘이며 이것이 바로 현대의 세대적 감각인 것이다. 고대희랍(B.C 50)--중세 르네상스--니체(구라판 니힐리즘) 기분적 니힐리즘---니체가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잃어버리는 것이 니힐리즘이다."라고 말했듯, 이는 '왜 사느냐'는 삶의 목적을 상실하고, 신념을 상실하고 그리고 기독교의 절대적 가치체계가 붕괴함으로 말미암아 신앙에 의한 안정까지 상실하여, 전쟁의 공포와 더불어 현대의 불안의 한 이유가 되었다. 문학..

젊은날의 비망록에서(34)

現代思潮의 沿革 삶의 哲學(非合理的인 直觀哲學) 쇼펜하우어(獨).....맹목적 생존의지의 철학자. 生哲學의 始祖. 부정적 태도 니체(獨).....긍정적 태도. 善이란 권력에의 의지를 말하며 악이란 인간의 나약에서 오는 것. 약자에 대한 사랑과 동정이란 인간의 삶을 부패시키는 기독교적 노예 도덕이다. 베르그송(佛)......주관과 객관, 나와 세계, 나와 신과의 분열을 극복하려고 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딜타이......정신적 여러 현상의 경험 과학을 기초적으로 확립하려 했으며, 자연 과학에 대하여 정 신과학을 방법론적으로 확립하려 함. 헤겔의 이상주의, 主知主義를 반대하고 形而上學 에 관하여 생의 내면적인 직접적 체험에 기초를 둔 생의 철학을 주장. 슈바이처(獨).....合理的 主知的 理智的 生의 哲學..

젊은날의 비망록에서(33)

내게 있어 1961년은 어떤 해인가! 정말,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 사랑은 너그럽고 다정하다. 사랑은 세우지 않고, 자랑을 않고, 자기를 위하여 계획하지 않고, 노하지 않고, 당한 욕을 기억하지 않고, 불의를 싫어하고, 오히려 진실을 즐기며, 모든 것을 덮어 싸고,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희망하고, 모든 것을 참는 것이다. 여기에 신앙, 희망, 사랑의 세가지가 있으나 그 제일 큰 것이 사랑이다. 山上垂訓 -그리스도가 八福 殺人 姦淫 僞誓 愛敵 祈禱 斷食 등에 대해서 설파한 敎訓 바다 바다는 뿔뿔이 달아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 떼 같이 재재 발랐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었다 흰 발톱에 찢긴 珊瑚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로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들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 이 앨쓴 海圖에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