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어의 한국학 57

妓評詩律(기생의 시율평가)

기생이 시율을 평가하다 扶安 기생 계월이 시 잘 짓고 거문고 잘 타고 스스로 號를 梅窓이라 하였다. 명기로 뽑혀 상경함에 貴公才子가 다투어 서로 맞이하지 않는 이 없고, 더불어 酬唱하고 시를 지을쌔, 하루는 柳某가 찾아갔더니 먼저 金, 崔 兩人이 협기깨나 있다고 뽑내면서, 이미 먼저 자리에 있는지라, 계월이 술상을 보아 대접하매 술이 반쯤 취하여 세 사람이 다 주목하여 서로 배격하고자 할쌔, 계월이 웃음을 머금고 가로되 "여러분은 각각 風流場詩를 읊어 즐거움을 도울진저. '玉譬千人枕이요 흰팔은 천 사람의 베개요 丹脣萬客甞을 붉은 입술은 만객의 것인 것을 汝身非霜刃이니 네 몸이 칼날이 아닌 바에 何遽斷我腸가' 어찌하여 내 창자를 끊는가 또한 읊되, '足舞三更月이요 다리는 한밤중 달 아래 춤추고 衾飜一陣風을..

강주지투(講奏止妬)/설몽포병(說夢飽餠)/열장복면(捩杖覆麵)

# 강주지투(講奏止妬, 奏辭를 講해서 질투를 멎게하다) 어떤 유명한 재상이 곧 명재상의 사위였으니, 사위 재상이 심히 조심하여 매양 임금님께 주대(奏對)함에 당하여, 반드시 하루의 말미를 기약하여 분향 정관하여 단정히 앉아 먼저 그 주사(奏辭)를 강(講)해 본 후에 입주(入奏)하는 고로, 언제든지 임금께서 가납하시는데, 그 부인이 성품이 심히 투기가 많아서 사위재상이 항상 괴로워하거늘, 하루는 사위재상이 연회로부터 돌아오매, 부인이 그 기생과 더불어 희롱하였음을 듣고, 극히 질투하여 싸울쌔, 사위재상이 이에 말하되, "명일 대궐에 들어갈 때 꼭 여쭐 일이 있다." 하며 드디어 향불을 피우고 공복을 함께 한 후에 비복들에게 명령하여 가로되, "만일 훔쳐듣는 자가 있으면 스스로 죽음을 당하리라." 한데, 부..

봉이상사설원채(逢李上舍說寃債)/자작지얼(自作之孼)

# 봉이상사설원채(逢李上舍說寃債) 경상도 밀양 군수가 식구를 거느리고 도임하였는데 어여쁜 딸이 하나 있으니 芳年이 열 여섯이라. 通引 한 놈이 눈앞에 잠간 보매 참으로 國色이라, 여인의 유모에게 많은 뇌물을 주고 정분이 투터워져 할 말 못할 말 다하게 되었는데, 사또가 감영으로 일보러 갔을 때 통인놈이 유모를 꾀어 이르되, "오늘밤 달빛이 참 좋고 영남루 후원 연못에 연꽃이 바야흐로 만발이오니, 밤 깊은 때 낭자를 이끌고 나와 완상하시면 내가 여차여차히 하리라."라 하니, 유모가 이미 그 자의 많은 뇌물을 받은 바 있는지라, 능히 그 말을 어기지 못하고 그 말에 따라 밤이 깊은 후에 낭자를 유인하여 가로되, "오늘밤 월색이 좋고 영남루 후원 연못에 연꽃이 만발하였으니, 낭자와 더불어 함께 구경함이 어떠오..

원리강독(院吏講讀 )/시인자벽(詩人字癖)/망피취신(妄피取哂)

# 원리강독(院吏講讀, 원리의 강독) 무릇 벼슬아치가 오래 근무하여 나이 늙으면 이조(吏曹)에서 모여 대전(大典, 東國律文)을 능통하는 자라야 옮겨서 승정원에 발탁되는 것인데, 어떤 관리로 무식한 자가 장차 강(講)에 응하고자 함에, 동부승지의 쪽지(소개장)를 받고, 이부시랑에게 청촉하여 먼저 양해를 얻고 강석(講席)에 이르매 관리가 한 자의 글자도 아지 못하는지라, 몸을 흔들어 머리를 끄덕거리며 다만 말하되, "동부승지 영감 동부승지 영감......" 하여 강독하는 것 같은 모양을 하였다. 상서는 좌석이 적이 먼고로 능히 자세히 듣지 못하여 시랑에게 물어 가로되, "관리가 능히 강독할 줄 알며 또한 글뜻을 아느냐?" 시랑이 가로되, "저 자가 사람의 이르지 못할 바를 이릅니다." 한즉, 상서가 마음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