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장수>/皮千得 만년(晩年) 어려서 잃었으나 기억할 수 있는 엄마 아빠가 계시고, 멀리 있어도 자주 편지를 해주는 아들딸이 있고, 지금까지 한결같이 지내온 친구가 있다. 그리고 아직도 쫓아와 반기는 제자들이 있다. '학문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비록 오막살이라도 누추하지 않다'는 옛글이 있다. 늙.. 불후의 명수필 2010.02.01
送年/皮千得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세월이 빨라서가 아니라 인생이 유한하여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새색시가 김장 삼십 번만 담그면 할머니가 되는 인생. 우리가 언제까지나 살 수 있다면 시간의 흐름은 그다지 애석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세모(歲暮)의 정은 늙어가는 사람이 .. 불후의 명수필 2010.01.07
눈물/林語堂 눈 물 내가 가끔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흐느끼거나 또는 그가 극장을 나올 때 얼굴에 눈물자국이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 한 사람이 이렇게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솔직이 말해 영화를 보는 것은 결.. 불후의 명수필 2009.11.19
건초예찬(젊은날의 전설)/안톤 슈낙 건초 예찬(乾草禮讚) 마른풀의 향내, 프랑컨 평야의 어린 시절부터의 구원의 향기여! 그 시절, 뜨거운 여름날이면 프랑컨의 잘레 강 계곡과 마인 강 유역의 풍경은 온통 이 향기로 뒤덮였었다. 어스럼 황혼이 되면 내려오는 밤의 촉촉한 습기 속에서 그 향내는 유난히 짙고 격렬했.. 불후의 명수필 2009.10.13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 운명에 대하여 사람은 인생이 하루하루 소모되어 점점 줄어드는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비록 어떤 사람의 수명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그가 과연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물을 올바로 이해하고 신과 인간에 관한 지식을 추구하는 힘을 유지하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사람은 노망을 부리기 시작하더라도 호.. 불후의 명수필 2009.10.01
청란몽(靑蘭夢)/이육사 거리의 마로니에가 활짝 피기는 아직도 한참 있어야 할 것 같다. 젖구름 사이로 길다란 한 줄 빛깔이 흘러내려온 것은 마치 바이올린의 한 줄같이 부드럽고도 날카롭게 내 심금의 어느 한 줄에라도 닿기만 하면 그만 곧 신묘한 멜로디가 흘러나올 것만 같다. 정녕 봄이 온 것이다. 이 가벼.. 불후의 명수필 2009.07.10
죽음에 대하여-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죽음은 탄생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신비다. 거기에는 같은 원소의 결합과 분해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부끄럽게 여길 일이 못된다. 그것은 이성적인 존재[인간]의 본질에 어긋나지 않으며 또 우리를 구성한 이법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당신도 죽을 것이다. 그런데 당신.. 불후의 명수필 2009.05.28
플루트 플레이어/皮千得 배턴을 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찬란한 존재다. 그러나 토스카니니 같은 지휘자 밑에서 플루트를 분다는 것은 또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다 지휘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다 콘서트 마스트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오케스트라와 같이 하모니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체에 있어서는 .. 불후의 명수필 2009.04.10
연인기(戀印記)/이육사 연인기(戀印記) 옛날 글에 '仁者는 樂山하고 智者는 樂水'라 하였으니, 내 일찍이 인자도 못되고 지자도 못되었으니 어찌 산수를 즐길 수 있는 풍격을 갖추었으리요만, 무릇 사람이란 제각기 분수에 따라 기호나 애완하는 바 다르니 나 또한 어찌 애완하는 바 없으리오. 그러나 연.. 불후의 명수필 2009.02.21
'古月의 추억', '落月哀想'/양주동 고월(古月)의 추억 - 요절한 奇才 시인 요절한 시인 고월 이장희 군은 <금성> 동인 중 출색(出色)의 시인이었고, 나의 젊은 시절의 단 하나의 지심(知心)의 벗이었다. 군은 28세의 젊은 몸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내가 초하였던 다음의 절록(節錄)하.. 불후의 명수필 2008.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