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417

그리스도의 餘滴(5), 보라, 이 사람을/復活/베로니카의 수건

# 보라, 이 사람을 - Ecce Homo 에체 호모 예수는 붙잡혀 빌라도의 재판에 붙여졌다. 군병들은 예수를 심하게 채찍질한 후 가시로 면류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자색 옷을 입히고 군중들 앞에 끌고 나왔다. 빌라도는 군중을 향해서 말했다. "보라, 이 사람을!" 빌라도 총독은 예수에게 죄가 없음을 알고 놓아 줄 의사를 가지고 군중에게 물어보았던 것이다. 라틴어로서 '에체 호모(Ecce Homo)'로 읽혀지는 이 말은 깊은 의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말로서 예로부터 미술, 문예작품의 제명으로 많이 쓰여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니체의 것은 유명하다. # 復活 그리스도가 이 세상 사람들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지 사흘만에(일요일) 구약의 예언 그대로 다시 살아난 것을 '復活'이라고..

불교, 그 사상의 원리(4),독화살의 비유/맹구부목(盲龜浮木)

# 독화살의 비유 마룬구야라는 제자가 어느 날 불만한 기색으로 붓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붓다가 해답을 해 주지 않아 늘 마음이 꺼림칙했던 것이다. 그 문제라는 것은 당시의 사상가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던 것으로 '이 세계는 유한인가 무한인가' 혹은 '영혼과 신체는 동일한가 유별한가' '인간은 사후에도 존재 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들인데, 철학을 즐기는 마룬구야에겐 붓다가 그런 문제들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주지 않는게 불평이었다. "세존아, 이전처럼 대답을 회피하신다면, 저는 세존의 곁을 떠나 속세로 돌아갈까 합니다." 붓다는 이윽히 제자를 보고 있다가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마룬구야여, 여기 한 사람이 독화살에 맞았다고 하자. 그때 그의 벗들은 황급히 의사를 모셔 올 ..

공당문답(公堂問答)/분귀취처(粉鬼娶妻)/호승지함(呼僧止醎)

# 공당문답(公堂問答, 公자 堂자로 문답의 韻을 삼다) 古佛 맹사성이 재상으로 있을 때에 온양으로부터 돌아오던 중 비를 만나 용인 旅舍에 들어갔더니, 한 사람이 구종배를 거느린 품이 대단하고 먼저 여관 다락 위에 와서 들었거늘, 공이 들어가 한 모퉁이 앉아 있더니, 다락에 올라 먼저 든 자는 곧 영남의 큰 부호로 錄事가 되어 보려는 시험에 응해 올라오는 자였다. 공을 보고 청해서 자리를 함께 하여 담론하고 희롱의 말도 하고 했는데, 또한 公字堂字로 문답의 운을 삼으니, 공이 물어 가로되, "何以上京公인고." (무슨일로써 서울에 가느뇨?) 그 사람이 가로되 "錄事取才上去堂이라" (녹사 시험보러 올라가노라.) 하니 공이 웃으면서 가로되, "내가 그대를 위하여 差除公이라 하리라." 한데 그 사람이 가로되 "㬨..

그리스도의 餘滴(4), 미사/밋션/삐에타의 畵像

# 미사 미사란 캐톨릭 교회가 십자가 상의 희생의 계속으로서, 빵과 포도주 곧 크리스트의 몸과 피를 주교의 손으로 바치는 의식이다. 이것은 최후의 만찬 때에 크리스트가 제정한 것으로 세상의 종말까지 주교를 통해서 자신을 바치는 것이 된다. 십자가 상의 희생과 미사는 그 실질에 있어서는 동일한 것이다. 따라서 주교는 미사에 있어서 크리스트의 司祭權을 가지며, 크리스트와 일치해서 희생의 봉헌을 행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신자는 신비체의 일치중에 그것을 주교와 더불어 바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사의 순서는, 먼저 入祭唱, 키리에, 榮光唱, 서간 낭독, 복음서 낭독, 信經 등의 기도와 낭독으로 시작해서 다음에는 희생의 준비와 성스러운 봉헌(聖變化)이 행해지고 나서 마지막에 성스러운 식탁에 참가하는 聖體拜領이 있..

佛敎, 그 思想의 원리(3).꽃 香氣/如實智見

# 꽃 香氣 붓다의 가르침 중에서 無我의 원리는 극히 중요한 기본적 요소가 된다. 붓다가 말한 無我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忘我황홀의 경지가 아니라, 나 자신을 냉정히 보고 명석하게 관찰하는 데에서 생기는 원리다. 그런데 게마라는 比丘가 있어 감히 라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無我의 원리를 우리들에게 잘 설명해주는 예가 되었다. 그때 게마는 고산비의 瞿師多園에서 앓고 있었다. 여러 비구들이 병문안을 와서 "어때 견딜만 해" 했을 때 그는 "너무 괴로와 견딜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때 비구들이 "붓다는 우리들에게 無我의 가르침을 주지 않았던가" 했는데 差摩는 "나는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것이 물의가 되어 많은 비구들이 이곳으로 몰려왔는데 그때 차마가 한 말은 이러..

그리스도의 餘滴(3), 모세/文化鬪爭/물고기

# 모세 모세는 기원 전 15세기 경의 이스라엘 민족 지도자였다. 이스라엘 백성이 심한 박해를 받고 있는 것을 본 그는 모든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애급을 탈출했다. 홍해를 건느고 사막을 방황하기 40년, 여호와가 약속한 聖約의 땅에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모세는 죽고 말았다. 그는 시내산에서 여화와로부터 十戒를 받았으며 유다야 神政의 政礎者이고 律法者, 예언자였다. 모세 五書의 대부분은 그의 집필 혹은 口授에 의한 것이다. 로마에 있는 성베드로 대성당에는 미켈란제로의 모세상이 있다. # 文化鬪爭 1871년, 비스말크가 영도하는 독일정부와 캐톨릭교회 간에 일어난 투쟁을 말한다. 주교의 정치비판을 체형으로 억압하고, 교회법에 의하지 아니한 결혼을 인정하며, 특히 프로이센에서는 소위 五月法으로 주교의 임명권을..

佛敎 그 思想의 原理(2), 사람의 눈물은 四海의 물보다.../石山의 譬喩/無我

# 사람의 눈물은 四海의 물보다... 舍衛城 교외의 祇陀精舍에서 어느날 붓다는 문득 비구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비구들아, 그대들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四海의 물과 그대들이 아득한 과거의 생애에서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며 흘린 눈물, 그 어느 쪽이 많겠는가." 붓다의 이 물음에는 이른바 윤회라는 사고방식을 배경에 두고 있는 것이다. 輪廻란, 그 始源을 모르는 먼 과거世로부터 사람은 되풀이 되풀이하며 갖가지 삶을 받아왔다는 사고방식이다. 그 아득한 過去世의 여러 생애에 있어 사람들은 누구라도 사랑하는 자와 헤어지며 눈물짓지 않은 자가 없는 것이다. 그 눈물의 양과 四海의 눈물의 양, 그 어느쪽이 많겠느냐 하는 것이 붓다의 說文이다. 비구들은 벌써 윤회설을 잘 익히고 있었으므로 곧 이렇게 대답했다. ..

젊은날의 비망록에서(52)

사람과 세상, 그리고 우리 서로서로를 효과적으로 조절해 나가는 것이 정신적 승리이며 인간의 최대의 행복이다. 우리가 불행하지 않으려면 어떤 생각이 떠올랐을 때 그것이 건전한 것인가 아닌가를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행복과 불행이 이 세상에 굴러다니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으로는 아무것도 없다. 다만 생각하기에 달렸고,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도 되고 불행도 될 뿐이다. 平溫하고 安樂한 生活은 아무래도 사람의 意志를 薄弱하게 만들고, 眞摯하고 誠意 있고 깊은 맛을 얻지 못하게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生活上의 努力도 不足해지며, 자기의 特色을 發見하려는 뜻이 죽어버리고 만다. 남의 衣服을 빌려 입은 것 모양 이러한 生活은 自己의 發見이 아니다. 조촐하고 깊이 있는 生活은 直接 間接으로 苦痛과 슬픔과 不..

젊은날의 비망록에서(51)

부지런한 습관을 기르는데는 몇가지 사소한 요령이 있다. 즉 첫째는 급하고 중요한 일부터 착수한다. 그 일을 할 때는 다른 일을 일단 뒤로 밀어둔다. 어떤 사람을 보면 늘 일에 관한 준비만 하고 착수는 않고 있다. 이럼으로써 사람은 게으런 습관이 생기기 쉽다. 하고자 하는 일에 정신을 집중시키고 우선 책상머리에 앉아서 글자 한 자라도 쓰든지 그어보라. 그럼으로써 얽혔던 실이 풀리듯 일이 풀려나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일에 대한 확신이나 감흥을 요구하는데 그런 것은 실지 일에 부딛친 뒤에 생기는 수가 많은 것이다. 일이란 처음에 예상한 바와는 달리 발전하는 것이 보통이며 쉬고 있을 때는 일에 열중하는 때만큼 가지각색의 사상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결코 망서리지 말고 착수할 것이 중요하다. ..

젊은날의 비망록에서(50)

평온한 감정으로 언제나 餘力을 몸에 지니고 있자. 초조하고 긴장하는데서 사람은 그 정력의 소모가 너무도 큰 것이다. 긴장하고 있으면 누워 있어도 피로하고, 마음을 여유있게 평온히 가지면 걸어도 지치지를 않는다. 역정은 조그만 안타까움이 쌓이고 쌓여서 폭발하는, 이를테면 초조감의 덩어리인 것이다. 초조한 감정의 하나 하나는 대단치 않은 것이지만 쌓이고 겹치면 불이 되고 만다. 그러기 때문에 초조한 감정이 머리를 들 때 선뜻 그 머리를 눌러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이 심리상태가 모든 일의 시작에 있어서 가장 나쁘다. 우리는 일에 지치기 전에 자기 자신의 심리에 지쳐버린다. 이 세상 모든 것에 일정한 템포가 있고 리듬이 있다. 교외에 나가서 대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구름이 가는 속..